정부의 FTA선전기구인 <FTA국내대책본부>의 홈피에는 한EU FTA와 관련 소비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동영상이 있다. KTV가 "한EU FTA 발효, 달라지는 소비생활"이라는 꼭지로 제작한 것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해외여행의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요즘엔 이른바 '쇼핑 관광'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명품을 현지에서 사면 국내 수입품보다 싸기 때문에, 쇼핑을 위해서 유럽이나 홍콩을 가는 것인데요. 하지만 앞으로는 굳이 국가 전체로 볼 때 여행수지 적자를 보게 만드는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도, 유럽산 제품들을 지금보다 휠씬 싼 가격으로 살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국내에 수입돼 팔리고 있는 이른바 '명품' 가운데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산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8~13%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가 단기간 내에 사라져서, 명품 쇼핑의 대명사인 홍콩에 버금가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여행업계와 유통업계가 마케팅에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서울이 국제적인 쇼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세간에 한EU FTA를 놓고
“여자들을 위한 무역협정”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여성을 이런 식으로 대상화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바로 위 KTV의 오두방정도 비슷한 맥락이라 보면 되겠다. 정부측은 똑같은 이야기를 한EU FTA뿐만 아니라, 한미FTA에도 하고 있다. 작년 12월 재협상뒤에 나온 정부측 홍보를 보자.

골프 마니아들도 한미 FTA 타결 소식이 반갑다. 캘러웨이나 타이틀리스트 등 고가의 미국산 골프 클럽에 부과되는 관세 8퍼센트가 FTA 발효와 함께 철폐되면 가격에 따라 크게 혜택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에서 정품 기준으로 58만원에 팔리는 테일러메이드 R9슈퍼맥스드라이버는 관세 철폐 시 53만7천원까지 떨어진다. 수백만원대인 아이언 세트의 경우에는 수십만원이 싸진다. 다만 미국 브랜드라고 해도 중국 등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된 제품은 한미 FTA와 상관없다. 의류 등 공산품 소비에도 큰 변화가 있게 된다. 코치 센죤, 마이클코어스, 캘빈클라인컬렉션 등 미국산 명품 브랜드들의 값이 싸지고 일반 백화점 가격도 면세점 가격과 차이가 좁혀질 전망이다.” (www.ftahub.go.kr/ kr/ search/ result/01/view.jsp)


그런데 바로 이 “여자들을 위한 무역협정”이 여심을 울리고 있다는 보도가 여기저기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1일자로 한EU FTA가 잠정발효되었음에도
이른바 명품가격이 내리기는 커녕 아예 오르거나, 또 앞으로도 내릴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모르긴해도 FTA가 발효되어 명품가격이 내리기만을 학수고대한 ‘된장녀’가 혹시 있다면 빨리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리고 정부 역시 은근히 여성들의 FTA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이런 분위기에 편승했다면, 조속히 그만두기를 바란다.

사실 한국시장은 유럽의 명품브랜드로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해도 좋다. 올 상반기만 놓고 봐도 루이뷔통의 매출액이 2,424억을 기록 전년 대비 31%의 신장세를 보였고, 샤넬은 1,300억으로 55%, 구찌는 948억을 기록 20% 매출이 증가했다.

아주 상식적으로 보자면 한EU FTA가 발효되었으니 이들 명품브랜드의 옷과 신발에 붙는 수입관세 13%가 철폐되고, 또 핸드백등 피혁제품에 붙는 관세 8%나 화장품 관세 6.5%가 없어져서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는 한EU FTA를 잘못이해 하는 것이다.

먼저 프랑스산 구찌는, 프랑스가 EU회원국이지만 한EU FTA 체약국인 27개 EU회원국에 포함되지 않는 스위스에서 선적을 한다. 그러므로 관세철폐 요건인 원산지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아예 대상이 아니다. 루이뷔통, 프라다는 각각 프랑스, 이태리에서 만들지만, 홍콩의 아시아태평양 지사에서 수입한 뒤 유통시키기 때문에 곧 직접 선적해서 수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대상이 아니다.

샤넬의 경우 프랑스에서 생산해 프랑스에서 수출하기 때문에 대상이 된다. 하지만 샤넬의 경우 올해 이미 25%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태다. 이렇게 본다면 사넬을 제외하고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등 이른바 명품의 대명사이다시피 한 브랜드는 한EU FTA하곤 처음부터 상관이 없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화장품은 또 어떨까. 화장품 산업은 흔히 한EU FTA의 대표적인 피해산업으로 손꼽힌다. 2010년 9월 식약청이 국회에 낸 자료를 한 번 보자. 대표적인 고가화장품 시슬리(Sisley)의 슈프리미아(Supremya)라는 나이트케어 제품의 경우 통관금액이 168,088원이다. 여기에 관세 6.5%가 더해지면 179,013원이 된다. 그런데 시중가는 855,000원이다. 마진율이 470%다. 

                                                                            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스웨덴의 라놀린(Lanolin) 에그화이트 비누의 통관금액은 3,967원인데 관세를 포함하면 4,225원이다. 여기에 690%의 마진을 붙여 29,000에 판매된다. 독일브랜드인 안나수이(Anna Sui) 향수 나이트 오브 팬시(Night of Fancy)의 수입신고가는 10,309원(2009년 기준)인데 여기에 관세8% (2009년부터 6.5%로 인하됨)를 더하면 11,855원인데, 시중가는 55,000원이다. 그리고 만원 미만에 수입된 랑콤의 자외선차단제 UV엑스퍼트의 판매가는 63,000원이고, 에스티로더의 이른바 ‘갈색병’ 에쎈스의 수입원가도 32,000원에 불과하지만 145,000원에 판매된다.

그러면 “여자를 위한 무역협정”이 실제 얼마나 여자를 위하는 지 보자. 관세인하분을 100%반영했을 경우, 시슬리의 슈프리미아는 6.5% 관세 약 11,000원이 저렴해져서 한 병에 844,000원이 된다. 라놀린비누는 256원이 내려가 28,744원이 되고, 랑콤의 UV엑스퍼트 자외선차단제는 63,000원에서 대략 650원 가량 싸져서 62,350원 내외가 될 것이다.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은 2,000원가량 내린 143,000정도에 팔릴 수 있다. 화장품 수입업체가 원가의 400%-700% 가까운 ‘폭리’를 취하는 동안, 한EU FTA는 “여자들을 위해” 고작 원가의 6.5%의 혜택만 주는 셈이다.
 

히 화장품 케이스값이 내용물보다 비싸다고 하듯이, 수입원가 자체가 워낙에 낮기 때문에 관세철폐 효과는 사실상 매우 낮다. 855,000원을 주고 슈프리미아를 쓰는 소비자가 만원내렸다고 얼마나 큰 혜택을 입는 걸까. 그리고 여기서 관세철폐분은 시중소비자가가 아니라 수입원가가 기준이다. 그리 보면 위에서 인용한 정부의 58만원짜리 테일러메이드 골프채가 53만7천원까지 내려간다는 식의 홍보기사는 전혀 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이 골프채의 수입가에 아무리 못해도 300%이상의 마진이 붙는다고 치면, 실제 수입가는 20만원 정도일 가능성이 높고 이 가격을 기준으로 8% 관세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아무튼 이른바 명품시장만을 놓고 볼 때, 관세철폐로 인한 소비자혜택은 심하게 과장된 것이다. 있다 하더라도 매우 미미하며, 그마저도 환율, 유가, 원자재등의 요인으로 인해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기서는 그나마 화장품의 경우 수입원가가 공개되어 있기에 이 엄청난 수입상의 폭리를 알 수가 있지만, 명품백이나 의류의 경우는 ‘영업비밀’로 되어 있어 그 정확한 실상을 좀처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사치재의 속성상 판매자시장(Seller's Market)처럼 독점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못해도 서너배 이상은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08년 관세청이 90개 소비재 수입원가를 공개했을 때 나온 얘기처럼, 멕시코산 리바이스 여성 청바지 수입가가 약 35,000원인데, 백화점 판매가격은 140,000원으로 약 4배정도의 폭리를 취하는 데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법으로 구입을 금지할 수 없기에, 사실 좋기로는 합리적 소비가 정답이다. 아니면 수입상의 농간에 항의하는 대규모 불매운동도 있다. 그리고 정부역시 진정 여성을 위하고자 한다면, 저런 황당개그같은 ‘명품’광고는 접고, 수입상의 폭리부터 막을 생각을 하라. 이로부터 ‘여성’ 소비자가 얻을 이익이 FTA를 통해서 얻게 된다는 이른바 ‘소비자후생’보다 비할 데 없이 크다.



Posted by 이 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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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좋은 글이 추천수 적은 이유는? 2011.07.15 16: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까 결국, 옳고 그름이나 바른 얘기, 옳은 얘기보단 지들 감정 상하지 않게 쓰는 글만 추천주겠단 심보들인 건가?
    아님, 이 글을 이해 못해서?

    조회수가 1만에 가까워져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추천수가 겨~우 34..
    이젠 정말 절망을 해야할 때인가보다!
    ㅠ.ㅠ

  2. 영국 품절녀 2011.07.15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유럽과 FTA를 하게 되면 정말 많이 싸질 줄 알았는데 아니군요..
    그리고 조회수에 비해 추천수가 정말 작네요.
    그런데 저도 마찬가지에요. 제 글의 질이 어떤 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조회수에 비해 추천수는 참 낮지요. ㅠ.ㅠ
    제 생각에는 아무리 좋은 글이어도 추천 버튼을 눌러 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님이 다른 블로그에 얼마나 방문하는지, 얼마나 추천 버튼을 눌러 주는지, 댓글을 남겨주는지에
    추천수는 더 올라갈 듯 합니다. 제 경험상 깨닫게 된 현실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3. 금융경제 인사이드 2011.07.15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숫자로 보는 금융경제 인사이드 입니다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4. 2011.07.15 1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저는 다 세금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못된 수입상들 때문이군요ㅜㅜ
    생각하는 바가 크네요.
    정부에서 수입상들은 감찰안하나ㅠㅠ
    그리고 뉴스에서 원가 좀 공개해서
    이런 사실들을 많은 이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네요!

  5. fdd 2011.07.15 2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빈년들 때문에 등골빠지는 남자들...
    오입질에 환장한 남자들은 약자일뿐이다...

  6. 많이 올랐으면 좋겠다... 2011.07.15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차피 안살거니까.

  7. dak 2011.07.16 0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품 싸져서 뭐하냐...명품 어차피 돈자랑할려고 사는거 아니냐?
    가격그자체가 가치가 되는건데 어차피 싸지든 말든 비쌀수록 좋게 먹힐거 아녀--
    명품좀 그만 처 사써라--

  8. 과연 2011.07.21 1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 글 쓰신분... 내용이 정확히 맞는 것입니까? FTA규정에 물론 직접운송의 규정이 있지만, 중간에 어떠한 가공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단순 운송을 위한 중간거점을 경유하는 경우 FTA협정 관세특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고로, 스위스나 홍콩을 거치더라도 그곳에서 추가의 작업을 거치지 않고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배송이 되는거라면 FTA특혜를 받을수 있다는 거지요...


결국 또 하나 사달이 났다. 개성공단이다.

‘2010년 1월’(!) 외교통상부에서 펴낸 《한미FTA 상세설명자료》53쪽 이하를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한미FTA로 인해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한미FTA 협정문에 따라 만들어질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 (Committee on Outward Processing Zones on the Korean Peninsula)에서 일정 기준하에 역외가공지역(OPZ)을 지정할 수 있는 별도 부속서를 채택”했는데, 한반도 비핵화 진전,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환경기준, 근로기준등이 그 기준이다.

그런데 위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기준이 “부과된 것은 현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 또한 충족 가능한 과제”라고 한다. 왜냐 하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북핵문제 해결과정이 진행중인 만큼 긍정적 전망 가능”하고, OPZ 지정은 “개성공단 활성화를 통해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란다.
심지어 위 자료는 “개성공단 외 다른 북한지역도 OPZ로 선정이 가능토록 하여, 남포 신의주등 제2, 제3의 남북경제특구 건설의 중요한 전기 마련”이라고 쓰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자료가 만들어진 것이 작년 2010년 1월이다.



정부의 천안함 사고 조사결과가 발표된 2010년 5월 20일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에서 돌아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버스로 향하고 있다. /경향신문 정지윤 기자
 

개성공단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미FTA 협정문 어디에도 ‘개성공단’이란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2007년 4월 한미FTA 타결직후 한 인터넷 언론에 기고한 글을 통해 나는 이를 두고 “전세계약서에 번지수를 기입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을 한 기억이 있다. 앞으로 개성공단의 미래 법적 지위가 극히 우려된다는 의미에서였다.

하지만 얼마 전 한미FTA와 관련된 좀 이상한(?) 책을 낸 바 있는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은 여러 차례 “개성공단이 역외가공 방식으로 특혜관세를 부여받을 길을 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덕수 전국무총리이자 현 주미대사 역시 “개성공단에 대해선 한국기업이 역외가공지역에서 물건을 생산하면 무관세로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한 전총리는 한 술 더 떠 개성공단은 “헌법의 한반도 영토개념과 일치”하며 “북한에 (개성공단을 포함해) 10개 공단이 있는데 (한반도 비핵화문제 등) 여건이 충족돼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되면 미국에 다 무관세로 간다”고 말 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FTA 미국측 협상대표인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이미 당시에도 “이번 협정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포함하지 않는다”며 “이 번 협정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언급은 없”음을 명확히 한 바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 만들어진 어떤 제품도 미국으로 들어 올 수 없다”고 밝혔다.


섬유를 비롯 대부분 경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개성공단의 임금수준은 중국을 100이라 했을 때 53(2007년 기준)에 불과하다. 남한이 642라고 할 때, 주로 3D업종에 해당될 중소규모 사업자로 봐서는 임금 및 물류비용에 있어 상당한 이점이 있음은 당연하다.
특히 남북관계등 경제외적인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당시 참여정부는 개성공단에 전략적 가치를 부여했고, 이의 관철을 위해 다른 여러 부분에서의 대폭 양보도 불사했다. 심지어 개성공단을 지렛대로 해서 당시 여권내 반대세력을 설득하고 견인할 구실로 삼기도 했고, 적잖은 정치인들이 개성공단 그것만으로도 한미FTA는 찬성할 수 있다고 까지 판단했다.

그렇다면 이제 보자. 바로 며칠 전인 4월 18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의 특정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 관련 의회지도부에 보내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 서한에서 그는 “국가 긴급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2008년 6월 26일자 행정명령 제 13466호와 2010년 8월 30일자 행정명령 제 13551호상의 조치에 대한 추가조치를” 통보하고 있다.
이 행정명령의 핵심은 이렇다. “북한으로 부터의 재화, 서비스 그리고 기술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수입을 금지한다. 별도의 면제조치가 없는 한, 북한으로부터의 모든 수입은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09년 북한 핵실험 당시 부시 대통령이 발동한 행정명령 13466호는 북한관련 자산의 동결 유지, 미국인의 북한 선박 소유 및 보유, 운영을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오바마가 발동한 명령 제13551호는 여기에다 직접, 간접적으로 무기 및 무기관련 물자의 수출입, 나아가 사치품, 돈세탁, 마약등을 추가하였다.
그렇게 본다면 4월 19일자 행정명령은 사실상 모든 “재화, 서비스, 기술”의 - 수출이 아니라 - 수입을 금지하고, 특별한 경우에 한해 수입허가제를 도입하겠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그런데 올 들어 북한의 대미 직접 수출액이 고작 9천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 번 행정명령이 의도하는 바는 명확하다. 즉 북한산 제품의 대미 ‘간접’ 수출, 이 때 대상이 되는 것은 오직 개성공단밖에 없다. 곧 개성공단 제품의 ‘자유무역’을 금지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의 행정명령에 대한 외통부의 입장은 참 뜬금없다. 외통부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의 새로운 행정명령은 ... 다른 제재법의 내용과 차이가 없다. ...다만, 이번에 미국의 새로운 행정명령을 낸 배경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더 충실하게 확실하게 차질없이 이행해 나간다고 하는 내부적인 체제정비랄까 그런 의미로 보시면 될 것 같다.”)

미국의 보수성향 씽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한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을 아래 표로 명쾌하게 정리해 놓고 있다. 혹 개성공단 제품이 수입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한미FTA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그 요지다.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허가없이, 직접적이건 제3국을 통해서건 북한산 제품은 수입되지 않을 것이다.

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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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통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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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수입제한은 개성공단제품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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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포함될 개성공단 및 그 외 북한산 제품의 비중은 미국법과 통관규정에 의해 엄격히 통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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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제품에 대한 수입제한을 완화할 권한은 오직 미연방정부만이 가진다. 의회입법의 경우는 예외로 하되, 개성공단산 제품은 다른 모든 북한산 제품과 동등하게 취급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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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혹 정부측은 이렇게 설명할지 모른다. 발효후 구성될 역외가공지역위원회에서 양 당사국이 모여 만장일치로 합의해서 지정하면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도 아니다. 한미FTA 협정문 ‘부속서 22-나 5항’에 따라 예컨대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한다고 하더라도, 양 당사국 정부은 이를 위한 ‘입법부의 승인(legislative approval)'을 구할 책임만을 진다. 한마디로 미 행정부가 동의한다고 미의회가 이를 승인해 주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의미다.
또 정부는 미국보다 더 큰 시장인 EU에 수출하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한EU FTA의 경우 협정문 맨 뒤에 별도로 ‘원산지 의정서’가 붙어 있고, 그 ‘부속서4’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 규정이다. 이 역시 ‘번지없는 전세계약서’다. 한미FTA와 마찬가지 그 어디에도 개성공단이란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발효가 되면 이후에 작업반수준의 전문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다. 또 미국의회가 버티는데 유럽의회가 동의하리라 기대하는 것도 허망하다.

실제 미의회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개성공단에 대한 우려는 김정일위원장에 대한 혐오만큼 깊다.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마찬가지다. 오바마의 행정명령은 그래서 이 우려에 답함으로써 한미FTA의 걸림돌하나를 걷어 낸 셈이다. 마치 지난 자동차 재협상을 통해 자동차노조의 지지를 끌어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뭔가.
개성공단은 사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한미FTA의 핵심적인 국익에 해당된다. 또 그렇게 정부측은 말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사라지게 생겼다. 그런데 정부측 그 누구도 여기에 대해 말하지 않고, 당연 책임지지도 않는다. 개성공단으로 수출길이 열렸다고 말하던 그 누구도 말이다.

우리가 FTA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단지 번역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다. 바로 내용이 틀렸기 때문이다.


Posted by 이 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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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군요. 2011.04.26 14: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여간 대한민국을 위해 들어선 정권이 아님은 분명해 보입니다.
    죄다 국가와 국민들에게 피해만 입히는 짓거릴 해댔으니까요~


일전에 뉴욕에서 현지발행되는 교포신문을 뒤적인 적이 있다. 이런 저런 소식을 읽고는 대개 그렇듯이 광고면을 죽 훝어 내려가다 자동차 광고를 보게 되었다. 한국차가 잘 팔린다기에 과연 어느 정도일까 관심이 없지 않은 터라 유심히 따져 살폈다. 현대 자동차가 만든 제네시스  3.8 최고급 사양인 것 같았다. 판매가격이 약 3만 4천달러라 되어 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대략 4천만원 좀 안되는 금액이다. 어쨋든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마침 옆에 있던 친지에게 물어보니 미국에서 잘 팔린다고 했고, 나도 거리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2월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네시스 5.0 모델 발표회/경향신문 DB

한국에서 자료 검색을 하다, 제네시스 이 모델의 국내시장 판매가격을 확인해 보았다. 6천만원! 대략 2천만원의 차이가 난다. 흔히 자동차정비업소나 주변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 내수용하고 수출용은 다른 차라고. 강판도 심지어 유리 조차 수출용이 내수용보다 두껍고 좋다고 한다. 얼마전에 현대차 특정모델의 측면 안전바를 놓고 내수용과 수출용을 비교한 사진을 보았다. 수출용이 한 개 더 많았다. 그리고 에어백도 수출용에는 내수용보다 한 급 위 모델을 장착한다고 한다.  나라 별로 자동차안전기준이 달라서 그런 지 몰라도, 아무튼 수출용 자동차 제작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 간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렇게 된다. 수출용보다 제조원가가 오히려 더 저렴한 내수용 제네시스가 수출용보다 2천만원이 더 비싸다.

 

그러다 보니 작년 7월 신용평가사 무디스사가 현대자동차의 수익성에 관해 발표한 보고서가 생각이 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2009년 사업보고서 지역별 재무현황에서 밝힌 지역별 영업이익률(영업손익/매출액)을 보자면 , 국내는 7.11%를 기록했지만 아시아 3.45%, 북미 0.87%, 유럽 -4.95%에 그쳤다고 한다.  그리고 이 보고서는 "현대ㆍ기아차가 국내에서 대부분의 이익창출을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수입차에 의한 시장점유율 하락은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는 대형 세단에 집중되고 있다. 수입차 대형 세단 점유율은 대수 기준으로 이미 20%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ㆍ기아차가 올 상반기 말 현재 국내 시장의 73%를 점유하고 있지만, 국내 판매는 대수 기준 전체 판매량의 22%, 매출 기준으로 30%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국 이게 무슨 소리인가. 미국에서 제네시스 한 대 팔아봐야 수익은 0.87%에 불과하다. 반면 모델은 같아도 미국소비자가 사는 것보다 못한 내수용 제네시스 한 대를 팔면 최소 7%이상의 수익을 거둔다는 말이다. 아니 위의 경우 처럼 2천만원이상의 차이가 난다면, 국내 소비자가 위 제네시스를 구입하면 현대차는 30%이상의 수익을 거둔다는 말이다. 이 모델이 유럽에선 얼마에 팔리는 지 나로서는 현재 정보가 없다. 하지만 위 현대차의 사업보고서 지역별 영업이익율중 유럽을 본다면 -5% 곧 미국시장보다 더 싸게 팔릴 가능성이 높다.

 

알다시피 현대자동차의 성장사는 한국경제의 그것과 떨어져 있지 않다. 수십년동안 국가는 수입차에 대해 80%라는 엄청난 수입관세를 부과해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했고, 해당 기업에는 폭리를 보장해 주었다. 어쨋든 이러한 보호무역주의의 결과 한국경제는 놀라운 고도성장을 이루어 내었다. 그러자 이제 21세기에 들어와 다시금 국가는 특정재벌 몰아주기 행태를 재현해 내고 있다. 바로 자유무역협정,  FTA다. 현대차 몰아주기를 위해 다른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 내주는 협상방식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그 기업은 가격경쟁으로 수출늘리기 위해, 국내 소비자 등쳐먹는 파렴치한 작태를 연출하고 있다. 현대차의 글로벌전략이란 것이 국내 소비자 등쳐먹지 않았다면 가능키나 했을까,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수시장에서의 폭리에 기반해 미국소비자에게는 최저의 이윤만을 유럽소비자에게는 밑지고 팔고 있지 않은가.


과연 이런 행태가 과거 보호무역하 수십년동안 말도 안되는 품질의 차를 믿고 소비해 준 자국 소비자에 대한 예의인지 이제 현대기아차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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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감함 2011.03.26 0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합니다. 그렇게 돈 벌어서 이젠 글로벌 경쟁력 운운하며
    외국에 투자하고 국내엔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현대차의
    경영행태가 이 기업의 미래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한미FTA 재협상 결과를 담아 1월 중순경에는 양국 사이 조문화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 한다. 안한다던, 그것도 엉망진창 퍼주기 재협상을 하고도 개선장군마냥 으시대던 협상관계자들도 녹녹치 않은 여론때문인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아무튼  지금 예상하기로 내년 절반도 한미FTA때문에 편안치가 않을 전망이다. 해서 내년 주로 상반기를 뜨겁게 달굴 한미FTA 비준동의 진행 시간표를 예상해 보았다.


일단

1) 2011. 1월까진 조문화 작업 및 법률 검토(legal scrub)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2) 2011.1월 하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한미FTA가 재차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3) 2011. 2월,  미의회에 제출할 행정부의 이행법안 초안이 완료되면
 
4) 빠르면 2011. 2월 말이나 아니면  - 3월에는 미의회가 휴회이기 때문에 - 4월 초 에는 FTA 관련 소관 상임위인 하원 세입세출위와 상원 재경위에서 한미FTA 이행법안 초안 '모의 법안심의'(mock markup)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모의 법안심사'란 한미FTA의 경우 이른바 신속처리(fast track) 룰 적용을 받기 때문에 행정부가 제출한 이행법안에 대해 일반 법안과는 달리 수정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상임위에서는 수정을 할 수 없는 '모의'로 법안심의를 하고 표결도 하게 된다. 이 결과를 보고 대개 미행정부는 최종 이행법안 제출시기를 결정하게 되고 또 법안 통과 여부를 사실상 예측할 수 있게 된다.

5)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2011. 4월 경에는 한미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부터는 한미FTA에 적용되는 무역촉진법(TPA)에 따른 신속처리절차에 따라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1) 45 회기일(legislative days) 이내: 미 하원 세입세출위 처리 
(2) 15회기일 이내: 미하원 표결
(3) 15회기일 이내: 상원 재경위 처리
(4) 15회기일 이내: 미 상원 표결
 

그런데 여기서 회기일이란 일반 캘린더 상의 일수(calendar days)와는 다르다. 최대 90 회기일은 일반적 의미에서의 90일보다 훨씬 더 길 수가 있다. 그리고 3월, 6월, 9월, 12월에는 회기가 없다. 최종 일 수는 1월 초 미국 원구성이 끝나고, 회기일이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2010년 미국의 111차 후반기 하원 회기의 경우 회기일이 127일이었다. 따라서 한미FTA는 미의회의 경우, 최대 90회기일 이내 처리해야 하므로 빠르면 7월 이내에도, 늦으면 가을까지 갈 수도 있는 사안이다. 






자동차 노조를 제외한 미국의 대다수 노조, 시민사회, 민주당의 '통상워킹 그룹'등 '공정무역론자(fairtrader)'진영에서 상당한 반대가 예상되고, 보호무역 성향인 보수적 '티 파티'의 향배도 아직은 알 수가 없지만, 대체적으로 통과가 예상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한미FTA를 부시 전대통령이 강력히 밀었던 콜롬비아와 파나마 FTA와 묶어서 함께 통과시키기를 원하는 점이 아직은 미지수로 남는다. 특히 미-콜롬비아 FTA는 노조가 강력히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선뜻 여기에 찬성표를 던지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공화당은 일종의 정치적 딜(deal)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이 미 의회의 상황이라면, 한국 측의 상황은 이미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통외통위를 통과하고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이번 재협상 결과에 대한 비준동의 여부이다. 이미 2년 전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선비준해야 된다고 하면서 정부여당이 억지로 밀어붙였을 때 예상되었던 일이었고, 이러한 사태는 전적으로 현 정부여당의 책임이다.

특히 일차적 책임은 현 통상교섭본부에 있다. 그리고 본회의에서 표결할 한미 FTA 비준동의안도 문제다. 주지하듯이 국회 비준동의를 마치면 한미 FTA는 국내법적 지위를 갖는다. 
그런데 이
한미 FTA의 핵심내용 중 상당 부분이 이번 재협상으로 수정되었다. 다시 말해 폐기된 내용이다. 그렇게 보면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은 이미 폐기된 법률을 통과시키는 행위가 되는 셈이다. 없어진 법을 입법하는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사태인 것이다.
그리고 양국간 외교서한 또는 부속서한(side letter) 형태가 될 이 번 재협상 결과는 어쨌든 통외통위 심의와 표결을 거쳐야만 한다. 앞으로 엄청난 논란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적인 문제와 더불어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가 쇠고기 문제이다. 이는 현재 재협상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 상원 재경위원장 맥스 보커스가 일관되게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이번 재협상 직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자신이 언론 성명을 통해, 쇠고기 완전 개방에 대한 협의를 주문한 상태이다. 또 최근 미국 소식통은 미 행정부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직전 쯤 우리 정부가 쇠고기에 대해 양보할 것이라는 보도를 이미 낸 바 있다.

그렇게 봤을 때 만약 4월에 이행법안이 제출된다 가정하면, 대략 3월 말까지는 쇠고기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양보가 있을 거라는 말이 된다. 

미 대통령까지 나서고 있는 이 쇠고기 의제의 내용을 잠깐 보자. 

이번 재협상 전까지 제기된 한미 간 쇠고기 의제는

(1) 15년 균등 철폐로 되어있는 40%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세의 즉시 철폐 
(2) 30개월이하 월령 제한 철폐 
(3) 소장(곱창)등에 대한 검역조건 
(4) 쇠고기 가공식품 등이다.


이 중 관세문제는 관세양허표를 수정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직접적으로 FTA 사안이다.
재협상 이전 국면에서 맥스 보커스를 설득하기 위해 30개월령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내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번 재협상 합의에서 제외되었고, 따라서 재차 제기될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30개월 이상, 곱창 등에 대한 검역방법, 쇠고기 가공식품 등이 현재 확인된 쇠고기 관련 의제라 보면 되겠다.

30개월 이상에 대한 국민거부감을 감안할 때,
검역방법, 가공식품등에서의 추가 양보가 우선 예상되고, 결국 30개월 이상에 대한 처리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재협상 직후 말한 바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시장의 완전개방 (full access)"과 다른 한편으로 한국 국민의 30개월 이상 수입반대 곧 이를 가능케 했던 촛불 시민과의 싸움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다.

지난 촛불 과정에서 여야는 가축법을 개정하면서 일본, 대만, 홍콩등 우리 인접국에서 우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마무리할 경우, 미국과 쇠고기 재협상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여야는 당시 합의한 대로 미국에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Posted by 이 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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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동DJ 2011.01.02 1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읽으며 정말 이 정권은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가슴을 막막하게 한다.
    지금까지의 걸어온 행태로 봐서 여측 없을것 같은데
    이 모든게 기우였음을 알게 되도록
    대통령이 새해 부터는 바뀐 사고를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왜 그럴까, 유독 한미FTA와 관련해서는 거짓말이 잦다.

첫째, 2008년일 게다. 미국의 재협상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동의를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볼썽 사나운 추태를 연출해 가면서까지 국회 통외통위는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차단'된 바 전혀 없음이 어제 16일 통상교섭본부장의 국회발언을 통해 완벽히 증명되었다.

둘째,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협정문에 점 하나도 못 바꾼다고 호기를 부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점은 고사하고 아예 통째로 바꾸게 생겼다. 이제 와서 청와대는 이를 두고 '협상전략'이었다고 한다. 자살골 먹고 "다 작전이야"라고 말하는 꼴이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한·미 FTA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셋째, '재협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저 실무협의에다 추가협의에 불과하다고 했다. 
래서 정부측은 설명하기를 '협정문 전부를 바꾸면 재협상이요, 조금만 바꾸면 추가협상이다. 그래서 이 번 것은 추가협상이다'라고 설명한다. 듣다 듣다 별 소릴 다 들어 본다. 협정문 전부를 바꿔도 재협상이요, 조금만 바꿔도 재협상이다. 
더이상 이런 '국내용' 멘트로 시간 낭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비행기 타고 우리 땅만 벗어나면, 이를 두고 다들 재협상이라고 부른다.
 
넷째, 쇠고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여기 저기 여러 신문보도들, 특히 그 중 하나는 11월 8일 심야에 긴급히 관계장관들이 모여 앉아 쇠고기를 갖고 심각하게 회의를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 측 보도를 봐도 미국 협상단이 쇠고기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닌가.

다섯째,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에 출석해서 자신이 아는 한 '독소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 와서는 나도 말 문이 막힌다. 협상 당시 미국에 퍼다준 그 수많은 독소, 불평등 조항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정부관료들도 처음엔 이런 조항들에 대해 격렬히 반대한 정황들이 있다. 예컨대 당시 법무부는 간접수용, 투자자-정부 제소제 같은 것에 분명히 반대했고, 보건복지부도 허가-특허 연계 같은 조항에 반대했다. 그러나 협상이 끝나자 이 모두를 긁어 모아 '제도선진화'라고 둘러댔다. 
정말 '영혼'이 없긴 없나보다. '영혼'이 없으면, 자기 말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전혀 모를 수 있다. 독소조항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정리하기로 하자.

16일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에서 미국이 요구한 것들에 대해 '사후' 보고를 했다. 그 내용을 보고 나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아마 처음 이를 접했을  때 우리측 통상관료들도 꽤 당혹해 했을 듯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그저 그 항목만 나열하지, 내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못한 듯 싶다.

한미FTA 협상을 통털어 가장 중요한 대목이 자동차임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그리고 대미 무역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한미FTA 자동차협상은 크게 관세, 비관세, 분쟁해결로 나눌 수 있다. 협상 결과 미국이 3천cc이하 승용차 수입관세 2.5% 즉시, 3천cc이상은 3년뒤, 픽업 관세 25%는 10년동안, 우리는 자동차 수입관세 8%를 즉시철폐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우리는 비관세부문에서 세제, 환경, 안전, 기술 기준에서 미국의 모든 요구를 들어 주고, 분쟁해결절차에서 스냅백(철폐관세 2.5% 환원조치)과 같은 전대미문의 독소, 불평등조항을 모조리 수용했다. 
내가 추정하기로 자동차관세 2.5% 철폐를 위해 다른 부분, 예컨대 의약품, 농산품, 금융 등에서도 상당한 무엇이 넘어갔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당시 미 무역대표부는 왜 이것을 받아 들였을까. 당시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의회 증언에서 이렇게 답한다. '얼마 안 있으면 한국차의 미국 내 현지 생산비율이 70%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손해 보는 것은 없다'는 것이 요지다. 
예컨대 2.5% 관세철폐로 인한 우리의 기대이익이 10이라면 7이 곧 자동소멸될 거란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동차와 관련해 강력한 요구안을 무역대표부에 제출했던 미 의회는 즉각 엄청난 불만을 제기했고, 그 때부터 재협상론이 제기되기 시작한다. 그 때가 늦어도 2007년 6월이다. 

최근 나는 당시 미 의회가 무역대표부에 전달한 서한을 입수했다. 그 내용을 확인해 보니, 비관세에 관련된 의회 측의 모든 요구는 모조리 한미FTA 협정문에 이미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의회제안 중 부시 행정부가 거부한 것이 바로 관세부 분이다. 당시 의회는 2.5% 관세의 '협정문상의 최장기간 또는 15년 뒤철폐를 요구했고, 그 사이에는 일종의 인센티브로 미국차 수출물량이 천대 증가하면 그 몫만큼은 면세해 주자는 제안을 했다. 

이번 재협상을 놓고 처음 미국 소식통은 의회 측이 관세 관련된 이 요구를 접은 것처럼 언급했고, 나 역시 크게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16일 본부장의 국회보고에서 이 부분이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통상교섭 본부장은 미국 측이 2.5% 관세 철폐시기를 과연 몇 년 뒤로 미루자고 요구했는지 그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아마 10년은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2.5% 관세 즉시철폐는 저들 통상관료들이 말하는 '이익균형론'의 핵심근거다. 나로서는 한 번도 그런 허황된 주장에 동의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 더 상론하지는 않겠다. 

어쨌든 정부 측은 2.5% 철폐를 근거로 대미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엄청 강화될 것이다, 한미 FTA는 '성공한' 협상이다, 협상은 받는 것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주는 것도 있는 것 아니냐 등등 그 간 수많은 말들을 해왔다. 
저들에게 2.5% 즉시 철폐는 그야말로 한미FTA의 알파요, 오메가요 사실상 모든 것이다. 바로 그런데 미국측은 이것을 이제 되물리자고 들고 나온 것이다. 가져갈 것 다 가져 가면서, 대신 떡 하나 물려 주고 갔는데 3년 뒤에 다시 찾아와 그거 게워내라는 격이다. 

미국이 이번 재협상에서 요구한 수많은 것 가운데, 2.5% 관세철폐를 물리자는 것은 사실 치명적인 요구다. 정말 그리 된다면 - 물론 신기루에 불과하지만 - '이익균형'은 고사하고, 우리에게 남는 것은 빈 깡통밖에 없게 된다. 한미 FTA를 그래도 하자는 것은 경제 '청부살인업자'(hit man)의 매국행위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미국측은 EU와의 동등대우(parity)를 내세우면서 한미 FTA 협정문에 있지도 않는 관세환급조항, 자동차만의 특별 세이프가드 등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들을 더 얹어 달라고 요구한다. 
알다시피 우리 나라는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 EU와 동시에 FTA를 체결한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이다. 이제 협정문이 발효도 채 되기 전에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미국 측에 뭐 새로운 양보를 하게 될 경우 다음에는 틀림없이 EU가 덤벼들어 더 내놓으라고 할 게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쇠고기 뿐만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 자동차는 더 심각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뭘까. 

머잖아 '깡통계좌'가 될 게 분명한 한미 FTA를 기꺼이 폐기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도 아쉽다면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이 그나마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지금의 협상팀은 곤란하다.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Posted by 이 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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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지환 2010.11.20 13: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잘 읽고 갑니다. ^^ 요즘 제가 '영어를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ㅎ

  2. 정승우 2010.12.05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엊그제 3일 재협상 결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나다 뵙게되어 이렇게 여쭙습니다.

  3. 정승우 2010.12.05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엊그제 3일 재협상 결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나다 뵙게되어 이렇게 여쭙습니다.

  4. 헤헤헤 2010.12.08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5%관세철폐를 물리자는 것은,,,이 무슨 말이지?? 관세철폐를 요구했다는 말인가?? 넘이상한 표현인데

  5. 2010.12.17 1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홍발끈 2011.10.29 0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체적인 이야기로는 심정적으로 공감이 가나 실제로는 너무나 안이한 발상 같습니다.
    미국과의 협정에서 실제로 재협상이 가능할 것 같습니까?
    이건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에서 정의란 말로 덧 붙이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다시말하며 언어의 유희란 말이지요
    독도를 봅시다. 우리가 아무리 이갸 하고 떠들어 대로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국제 재판으로 가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거기는 저의가 중요한 기 아니라 정말로 힘의 논리인 셈이지요.
    FTA를 전 정권에서 더욱이 시작을 했다면 이제는 차분하게 우리가 피해를 입을 곳에 대한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ㄱ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