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 결과를 담아 1월 중순경에는 양국 사이 조문화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 한다. 안한다던, 그것도 엉망진창 퍼주기 재협상을 하고도 개선장군마냥 으시대던 협상관계자들도 녹녹치 않은 여론때문인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아무튼  지금 예상하기로 내년 절반도 한미FTA때문에 편안치가 않을 전망이다. 해서 내년 주로 상반기를 뜨겁게 달굴 한미FTA 비준동의 진행 시간표를 예상해 보았다.


일단

1) 2011. 1월까진 조문화 작업 및 법률 검토(legal scrub)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2) 2011.1월 하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한미FTA가 재차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3) 2011. 2월,  미의회에 제출할 행정부의 이행법안 초안이 완료되면
 
4) 빠르면 2011. 2월 말이나 아니면  - 3월에는 미의회가 휴회이기 때문에 - 4월 초 에는 FTA 관련 소관 상임위인 하원 세입세출위와 상원 재경위에서 한미FTA 이행법안 초안 '모의 법안심의'(mock markup)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모의 법안심사'란 한미FTA의 경우 이른바 신속처리(fast track) 룰 적용을 받기 때문에 행정부가 제출한 이행법안에 대해 일반 법안과는 달리 수정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상임위에서는 수정을 할 수 없는 '모의'로 법안심의를 하고 표결도 하게 된다. 이 결과를 보고 대개 미행정부는 최종 이행법안 제출시기를 결정하게 되고 또 법안 통과 여부를 사실상 예측할 수 있게 된다.

5)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2011. 4월 경에는 한미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부터는 한미FTA에 적용되는 무역촉진법(TPA)에 따른 신속처리절차에 따라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1) 45 회기일(legislative days) 이내: 미 하원 세입세출위 처리 
(2) 15회기일 이내: 미하원 표결
(3) 15회기일 이내: 상원 재경위 처리
(4) 15회기일 이내: 미 상원 표결
 

그런데 여기서 회기일이란 일반 캘린더 상의 일수(calendar days)와는 다르다. 최대 90 회기일은 일반적 의미에서의 90일보다 훨씬 더 길 수가 있다. 그리고 3월, 6월, 9월, 12월에는 회기가 없다. 최종 일 수는 1월 초 미국 원구성이 끝나고, 회기일이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2010년 미국의 111차 후반기 하원 회기의 경우 회기일이 127일이었다. 따라서 한미FTA는 미의회의 경우, 최대 90회기일 이내 처리해야 하므로 빠르면 7월 이내에도, 늦으면 가을까지 갈 수도 있는 사안이다. 






자동차 노조를 제외한 미국의 대다수 노조, 시민사회, 민주당의 '통상워킹 그룹'등 '공정무역론자(fairtrader)'진영에서 상당한 반대가 예상되고, 보호무역 성향인 보수적 '티 파티'의 향배도 아직은 알 수가 없지만, 대체적으로 통과가 예상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한미FTA를 부시 전대통령이 강력히 밀었던 콜롬비아와 파나마 FTA와 묶어서 함께 통과시키기를 원하는 점이 아직은 미지수로 남는다. 특히 미-콜롬비아 FTA는 노조가 강력히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선뜻 여기에 찬성표를 던지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공화당은 일종의 정치적 딜(deal)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이 미 의회의 상황이라면, 한국 측의 상황은 이미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통외통위를 통과하고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이번 재협상 결과에 대한 비준동의 여부이다. 이미 2년 전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선비준해야 된다고 하면서 정부여당이 억지로 밀어붙였을 때 예상되었던 일이었고, 이러한 사태는 전적으로 현 정부여당의 책임이다.

특히 일차적 책임은 현 통상교섭본부에 있다. 그리고 본회의에서 표결할 한미 FTA 비준동의안도 문제다. 주지하듯이 국회 비준동의를 마치면 한미 FTA는 국내법적 지위를 갖는다. 
그런데 이
한미 FTA의 핵심내용 중 상당 부분이 이번 재협상으로 수정되었다. 다시 말해 폐기된 내용이다. 그렇게 보면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은 이미 폐기된 법률을 통과시키는 행위가 되는 셈이다. 없어진 법을 입법하는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사태인 것이다.
그리고 양국간 외교서한 또는 부속서한(side letter) 형태가 될 이 번 재협상 결과는 어쨌든 통외통위 심의와 표결을 거쳐야만 한다. 앞으로 엄청난 논란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적인 문제와 더불어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가 쇠고기 문제이다. 이는 현재 재협상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 상원 재경위원장 맥스 보커스가 일관되게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이번 재협상 직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자신이 언론 성명을 통해, 쇠고기 완전 개방에 대한 협의를 주문한 상태이다. 또 최근 미국 소식통은 미 행정부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직전 쯤 우리 정부가 쇠고기에 대해 양보할 것이라는 보도를 이미 낸 바 있다.

그렇게 봤을 때 만약 4월에 이행법안이 제출된다 가정하면, 대략 3월 말까지는 쇠고기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양보가 있을 거라는 말이 된다. 

미 대통령까지 나서고 있는 이 쇠고기 의제의 내용을 잠깐 보자. 

이번 재협상 전까지 제기된 한미 간 쇠고기 의제는

(1) 15년 균등 철폐로 되어있는 40%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세의 즉시 철폐 
(2) 30개월이하 월령 제한 철폐 
(3) 소장(곱창)등에 대한 검역조건 
(4) 쇠고기 가공식품 등이다.


이 중 관세문제는 관세양허표를 수정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직접적으로 FTA 사안이다.
재협상 이전 국면에서 맥스 보커스를 설득하기 위해 30개월령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내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번 재협상 합의에서 제외되었고, 따라서 재차 제기될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30개월 이상, 곱창 등에 대한 검역방법, 쇠고기 가공식품 등이 현재 확인된 쇠고기 관련 의제라 보면 되겠다.

30개월 이상에 대한 국민거부감을 감안할 때,
검역방법, 가공식품등에서의 추가 양보가 우선 예상되고, 결국 30개월 이상에 대한 처리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재협상 직후 말한 바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시장의 완전개방 (full access)"과 다른 한편으로 한국 국민의 30개월 이상 수입반대 곧 이를 가능케 했던 촛불 시민과의 싸움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다.

지난 촛불 과정에서 여야는 가축법을 개정하면서 일본, 대만, 홍콩등 우리 인접국에서 우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마무리할 경우, 미국과 쇠고기 재협상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여야는 당시 합의한 대로 미국에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Posted by 이 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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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동DJ 2011.01.02 1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읽으며 정말 이 정권은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가슴을 막막하게 한다.
    지금까지의 걸어온 행태로 봐서 여측 없을것 같은데
    이 모든게 기우였음을 알게 되도록
    대통령이 새해 부터는 바뀐 사고를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